수학감각: 교육 이야기

<<수학감각 곱셈>> 온라인 수업 시작

지난 목요일부터 <<수학감각 곱셈>> 실시간 온라인 수업이 시작되었어요. 2~3학년 학생들이 가장 많아요. 아무래도 처음 배울 때 제대로 개념을 익히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신청하셨을 겁니다. 고학년의 경우에는 제대로 된 개념 설명을 듣고 탄탄히 다지는 계기로 삼았을 것이고요. 40명 정도가 참여하고 있고, 수업 자체는 굉장히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어요. 주5회 매일 하는 수업이다보니... 10명 정도는 수업에 빠지고 있는 데 동영상 강좌나 퀴즈를 통해 보완을 해나가고 있습니다.

아이들은 개념을 정확히 익힌다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수도 있습니다. 답을 어떻게 적으면 되는지에 초점을 두는 모습도 보이고요. 퀴즈를 푸는 것을 보면 뻔한 것도 실수로 틀리는 학생이 의외로 많습니다. 모르는 게 아니고.. 쓱 보고 빨리 문제를 풀다보면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저는 이런 것에는 전혀 코멘트를 하지 않습니다.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부분이라서 굳이 잔소리를 늘어놓을 필요가 없는 것들입니다.

첫부분은 상당히 쉽기 때문에 "선생님 쉬워요."라는 이야기를 자주 듣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하는 아이의 감정은 어떠한 것일까요? 하여튼 그러면서도 잘 듣고 참여하고, 퀴즈를 푸는 아이가 있는 반면.. 귓등으로 흘리고 집중 안하는 아이도 있습니다. 이런 태도가 쌓여서 나중에는 큰 차이를 만들어 내게 됩니다. 저는 우리 아들을 키우면서 절대 잘난척하지 못하게 합니다. 늘 이야기해주는 것은.. 네가 알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도 실은 아주 일부를 알뿐이라고 말이지요. 그렇기에 늘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주지시키고 있습니다.

이번 수업에서는 교재 - 실시간 강의 설명 - 퀴즈 - 동영상 활용 를 복합적으로 활용해서 아이들이 수학의 개념을 정확히 배우고, 즐겁게 연습하고, 스스로 학습할 수 있도록 설계했습니다. 아마도 강의도 듣고, 퀴즈도 충실히 풀었던 친구들에게는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입니다.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를 아무리 거창하게 포장해도 어린 아이들에게는 와닿을 수가 없는 것이고.. 다만 문제를 풀고, 맞히고, 깨닫는 즐거움, 성취욕이 더 높은 수준으로 이끌어 줄 뿐입니다.

"우리아이는 수학을 공부하는 이유를 몰라요. 그걸 알면 공부할텐데.. 공부할 필요성을 못느끼는거죠." 이런 이야기는 아둔한 생각입니다. 살아야될 필요성이 있어서 사는 것이 아니고, 삶의 즐거움을 모르니 살고 싶지 않은 것처럼 아이는 단지 깨닫는 즐거움과 성취의 경험이 없을 뿐입니다.

성적은 중요하지 않아...

아침에 일어나서 가장 먼저 하는 일은 화장실 가는 것이고, 그다음이 아이들이 푼 퀴즈를 채점하는 것이에요. 아이들과 직접 대면하지는 않지만, 아이들이 푼 퀴즈를 보면서 아이들과 교감하는 느낌을 갖게 됩니다. 퀴즈는 그날 배운 것 중에서 의미 있는 핵심만, 아이들에게 부담 주지 않는 선에서 출제를 합니다. 암기보다는 수업 내용을 이해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어요. 아이들은 자신이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을 구별하지 못하는 수도 있거든요. 잘 모르면서도 문제를 맞혔으니 안다고 여기는 경우도 더러 있으니까요.

점수로 매겨진 성적 자체에는 큰 의미가 없다고 아이들에게 주지시키고 있어요. 이해하고 있는지와 혹시라도 이해가 부족한 아이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한 것이고, 무엇보다 향상되는 모습을 보고 싶은 것뿐이에요.

열심히 노력해도 단기적인 성과가 없을 수 있어요. 그러나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부분들이 쌓여서, 장기적으로는 반드시 결실을 맺게 됩니다. 아이들 성장은 다 이와 같거든요. 매일매일의 성장은 눈에 보이지 않지만.. 1년 지나고 보면 그 차이를 느끼게 됩니다. 육체적 성장도 그러한데.. 눈에 보이지 않는 정신적 성장을 쉽게 눈으로 확인할 수는 없겠지요.

가르치는 자도, 배우는 자도.. 단기적인 성적에 연연할 필요가 없어요. 단지 올바른 방향을 바라보고 묵묵히 가고 있는지가 중요하죠. 더디 가더라도 목적지에 도달할 테니까요.

아이들은 무엇을 기억하는 것일까?

<<수학과 고전>>이라는 온라인 수업을 하면서.. 최근에는 퀴즈를 자주 사용하고 있어요. 수업 동영상도 녹화해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요. 퀴즈를 낼 때에도 수업 동영상을 첨부해서 확인한 후에 답안을 제출하라고 합니다. 시험 점수보다는 익히는 게 중요하기 때문이에요.

아이들과 수업하면서 느끼는 것은... 지난 시간에 설명했던 내용인데 아무도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이에요. 인수와 소수가 무엇인지 설명을 들었음에도 그런 걸 설명했느냐고 묻더라고요. 그런데 퀴즈를 보고 시험을 보니까 질문이 쏟아집니다. 예전에 그 개념을 설명할 때는 별다른 질문도 없었거든요.

계속 경험하는 것이지만.. 아이들은 수업 중에 들은 거의 모든 것을 잊어버립니다. 사실 아이 입장에서는 무엇이 중요한지 모를 수 있겠지요. 또한 시험이 없으면, 굳이 알아야 된다고 생각하지 않을 수도 있을 듯하고요. 그러니.. 예전부터 "이건 시험에 나오니까 밑줄 쳐"라는 식의 교육이 이루어진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래야 아이들이 중요한 부분을 집중해서 들을 테니까요.

학생들이 너무 수동적인 입장에서 지식을 전수받는 데 그치는 것 같아 안타깝더라고요. 스스로 찾아보고, 깨닫고, 창조하고.. 그런 연습이 필요한 데.. 아이들에게는 시간이 없어요. 학교 수업과 기본 2 ~ 3개의 학원에 다니고.. 저녁에 집에 오면 녹초가 되어 있어요. 배움의 즐거움은 사라지고, 삶을 짜증으로 가득 채워가고 있더라고요.

온라인 강의 집중력이 떨어지는 이유

일시적으로는 효과가 있다하더라도 장시적으로 효과가 있느냐하면 그런 건 아닙니다. 하고자하는 열정, 목표 의식이 없으면... 서서 강의를 듣고, 필기를 열심히 하려고 해도 별다른 효과가 없을 것입니다. 책상 정리를 잘한다고 집중이 유지되는 것도 아니고요. 그렇다면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요라고 물으시겠지요.

어린 아이같은 경우에는 너무 장시간 강의에 집중하라고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짧은 시간 동안 강의를 하고, 쉴 수 있도록 하는 게 좋습니다. 또한 배경지식이 없고, 내용이 너무 어려우면 집중할 수가 없습니다. 집중 자체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지요. 자기가 할만하고, 관심있는 것에는 자연스럽게 집중을 하게 마련입니다. 특히 아이들은 성취했을 때의 즐거움, 깨달았을 때의 쾌감과 인정을 토대로 더 많은 것을 배우려고 합니다.

아무런 상호작용이 없는 동영상 강의를 집중해서 시청하라는 것은 무책임한 것이 아닐까 합니다. 짧은 강의를 듣고, 배경지식을 충분히 습득할 수 있는 조건들을 마련한 후에 재미난 퀴즈를 내준다면 좀 더 집중력을 발휘하려고 할 것입니다. 퀴즈를 통해 성취감을 맛보고, 선생님이나 부모님으로부터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주면 더 좋을 것입니다.

공부할 마음이 없는 학생에게 학교에 가듯 교복을 입고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라고 하면 무슨 반응을 보일까요? 이게 뭐하는 짓이야라는 반응이겠지요. 아래 동영상은 학생의 마음 자세를 탓하는 것같아 조금 불편합니다.

"너는 배우려는 마음 자세가 안되어 있어. 미리 준비를 해야지. 세수도 하고, 교복도 입고 좀.. 좀.. 그렇게 해보라고.. 응?"

이런 얘기 한다고 아이들이 뭐 바뀌겠어요. 헛된 기대입니다. 어른들, 선생님들이 좀 더 고민하는 수밖에요..

초등 저학년에게 사고력이 중요할까?

사고력이 중요하다고 해서.. 어린 아이들에게도 중요할까요? 사고력 수학, 논리적 글읽기 등등... 어린 아이에게 너무 공부를 강요하는 듯한 인상을 받게 됩니다.

동전으로 셈하기

종이에다 수천, 수만자리 더하기도 잘해서 동전 세기도 잘 할줄 알았더니 그게 아니었습니다. 아직 자리수에 대한 개념이 명확하지 않았던 것 같고, 덧셈 또한 셈하는 요령을 알았던 것 뿐이었습니다. 동전을 왼손으로 살짝 잡고, 오른 손으로 귀퉁이를 치면 뱅글뱅글 돌아갑니다. 이삭이는 이것을 매우 좋아해서, 자기도 하고 싶다고 연습을 했습니다. 처음에는 잘 못하더니 몇번 연습하니까 어느 정도는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이때 연습, 노력해서 잘 할 수 있게 되었다고 칭찬했습니다. 그리고 나서 동전 세기를 하겠냐고 했더니, 약간 왜 해야하지 하는 표정입니다. 그래서 동전 세기를 잘 하면 너 혼자 마트에 가서 원하는 것을 살 수도 있다고 했더니, 해보겠다고 합니다.

100원, 200원 이렇게 세다가 900원 다음에 헷갈립니다. 1000원이라고 가르쳐 주었습니다. 다시 100원을 더하면 헷갈립니다. 1100원이라고 가르쳐 줍니다. 그 뒤로는 알아서 잘 셉니다. 이렇듯 아이는 어디선가에서 딱 막힙니다. 그때 잘 설명해주면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습니다. 물론 무턱대고 풀기 보다는 자꾸 힌트를 주어 스스로 맞출 수 있도록 합니다.

500원 동전과 100원 동전을 같이 놓고, 얼마냐고 물으니 헷갈려 합니다. 종이에 쓰고 셈하면 금방할텐데 머리로만 생각하려니 헷갈리나 봅니다. 500원 동전을 100원짜리 동전 5개로 바꿔 놓고 얼마냐고 물으니 600원이라고 대답합니다. 500원 동전이 100원 동전 5개와 같다고 설명을 해주었습니다.

이번에는 500원 동전 2개를 놓고 얼마냐고 했습니다. 오백 이원 이라고도 했다가 오백 이십원 또는 이백 오백원.. 이런 식으로 답변합니다. 다시 100원짜리 10개로 바꿔 놓았더니 1000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다시 500원 2개가 왜 100원 10개와 같은지를 설명해 주었습니다. 여기에 10원 동전 2개를 더해 놓았습니다. 10분만에 10원 동전과 100원 동전을 셈하는 방법을 알게 되었습니다.

아이가 뭔가를 배우는걸 힘들어 할 때는 자꾸 질문을 주는 것보다는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이나 샘플을 반복해서 보여주고, 이해했을만할 때 다시 물어보는게 좋습니다. 자칫잘못하면 흥미를 잃게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틀리는 건 괜찮아. 아는 게 중요한 거야.

<<수학과 고전>> 과목을 온라인으로 운영을 하고 있어요. 수업은 구글 행아웃 meet로 이루어지고요, 과제나 퀴즈는 구글 클래스룸을 통해서 운영되고 있습니다. 학생들은 이해를 해도 시간이 지나면 까맣게 잊는 경우도 있고, 이해를 못하고 그냥 넘어가는 경우도 있습니다. 틀리고, 실수하는 것이야 아무렇지도 않은데.. 다만 모르면서도 아는 척 하거나.. 알려고 노력하지 않거나.. 이런 태도는 상당히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수업 중에 모르는 게 있으면 질문하라고 주입(?)하고 있습니다.

수업 중에 도움을 요청하면 기꺼이 도와줄 준비가 되어 있는데.. 학생들은 아직 주저하고 있습니다. 가르치는 자가 좀 더 낮아지고, 문턱을 없애고, 좀 더 만만하고(?), 편한 상대가 될 때.. 학생들이 자유롭게 질문할 수 있는 분위기가 되겠지요. 그런 차원에서 아이들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려고 노력하고 있답니다.